신학은 퇴마사 집안의 방계 후손이었지만, 우연한 계기로 선인의 제자가 되었다.
명목상 류운차풍진군을 스승으로 모시고 있지만, 타고난 근골과 오성으로 금방 다른 선인들의 예쁨을 받았다.
그녀는 다른 선인들에게도 가르침을 받고 인간의 몸으로 선가 술법을 수련했다.
속세를 벗어난 분위기를 풍기며 일거수일투족 모두 선인의 기운이 느껴져, 얼핏 보면 선인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다.
하지만 산속에서 은둔하며 오랫동안 수련한 탓에 그의 곁에는 선인들을 제외하고는 신수 몇 마리밖에 없다.
그런 시간이 오래되어 그녀의 성격이 더욱 냉담해지고 소외적으로 변했다.
2. 스토리
2.1. 캐릭터 스토리 1
리월의 선인을 찾으려 했던 사람들 사이에 간혹 전해지는 소문이 있다.
어디선가 누군가에 무슨 일이 생기면 백발의 선인이 나타나 곤경에서 구해준다는 이야기다…
그 후의 전개는 양산형 소설에서 많이 우려먹는 진부하지만 아름다운 운명적인 사랑 이야기와 다를 바가 없다.
하지만 백발의 선녀가 직접 서술하면 이야기는 완전히 딴판이 된다.
「산속엔 가끔씩 귀찮은 녀석들이 나타나. 쥐새끼처럼 눈을 이리저리 굴리는데 보기만 해도 심기가 거슬린다니까. 사부님이 방해받으면 안 되니까 술법으로 그들을 쫓아내고 있긴 한데… 만약 힘 조절을 못해서 그들을 다치기라도 하면… 뭐, 그들이 자처한 거니 어쩔 수 없지」
2.2. 캐릭터 스토리 2
모든 속세 밖의 선인처럼 보이는 인물 중, 신학이 가장 속세와 멀어 보인다.
어릴 때부터 산속에서 은거해, 경험과 상식이 결여되어 정상적인 인간 관계가 힘들다.
일반인은 한 가지 문제가 생기면 여러 가지 해결 방법을 떠올리지만 신학에게는 가장 간단하고 직접적인 것만 보인다.
예를 들면 의견이 맞지 않을 때, 「협상」보다는 「협박」이 더 간단하고, 빠르게 해결되니 실로 좋은 방법이 아닐 수 없다.
그녀는 한때 오랫동안 세속을 초월한 문제에 대해 고민한 적이 있다.
밥을 먹고 왜 돈을 지불해야 하나?
민중을 협박하는 것과 도적을 협박하는 것의 차이점은 뭔가?
그는 심지어 자신의 스승 류운차풍진군이 언변이 뛰어나고 화술에 능한 선인이라고 굳게 믿고 있다.
이렇게 보면 그녀는 매우 순수하다.
마치 아이처럼 혼돈스럽고 단순한 인식과 논리로만 세상을 바라본다.
리수첩산진군은 신학에 대해 이렇게 말한 적 있다.
「신학은 뛰어난 근골과 독특한 성격을 가지고 있으며」
「세상 물정에 어둡고 사리 분별을 못 하니 하늘 높은 줄 모른다」
「류운차풍이 그녀를 제자로 들인 건 쉬운 일이 아니었을 거야」
2.3. 캐릭터 스토리 3
리월에는 선인과 이름 없는 민간인에 관한 민간설화가 아주 많다. 대부분은 평범했던 일반인이 선인의 눈에 들어 그들의 제자가 된 후 전설을 써 내려가는 이야기이다.
하지만 신학이 선인의 제자가 된 이유는 좀 다르다. 그런 이유보다는 좀 더 비극적이다.
신학이 5살이 되던 해에 어머니가 세상을 떴고 아내를 너무나도 사랑했던 아버지는 그로 인해 깊은 슬픔에 빠진다.
시간이 흐름에 따라 아픔은 원한으로 변했고 광기에 빠진 아버지는 집을 나가 방황했다.
그는 1년 동안 밤낮을 설치면서 죽은 아내를 되살릴 술법을 찾아 다녔다.
신학이 유년이 되었을 때쯤 아버지는 기뻐하며 돌아왔다.
「생명으로 생명을 바꾸는」 신비한 술법과 함께 말이다.
술법으로 소환한 「선령」에게 살아있는 자를 제물을 바치면 그의 생명으로 죽은 자를 되살릴 수 있다고 한다.
그때의 신학은 자신에게 닥칠 비극을 전혀 알지 못했다. 그저 평범한 아이처럼 아버지가 집에 돌아왔다는 사실에 기뻐했다.
그녀의 아버지는 뒷산에 깜짝 선물을 준비했다고 말하며 신학을 그곳으로 데려갔다…
신학은 그때의 일을 아직까지도 기억하고 있다.
그녀의 아버지는 동굴에서 칠흑처럼 어두운 섬뜩한 「선령」을 소환했고 눈에 핏발이 선 선령은 생명력이 넘치는 신학을 보며 군침을 흘렸다.
신학은 경악했다. 그것이 어디에서 왔고, 또 이 가정에서 또 무엇을 앗아가려 하는지 몰랐다.
위기 속에서 그녀는 점점 마음을 가라앉혔고, 어린 신학은 머릿속에서 오직 하나만을 생각했다.
괴수는 자신을 삼키려고 했고 그녀는 죽기 싫었다. 아니, 살고 싶었다.
신학은 어머니의 유물인 퇴마 비수를 꽉 쥐고는 떨면서도 굳건하게 검은 「선령」을 맞이했다…
며칠 뒤 어떤 선인이 남아있는 사악한 기운에 이끌려 동굴 속을 살펴보았고, 기진맥진해서 다 죽어가는 한 소녀를 발견한다.
선인은 불쌍한 운명을 가진 소녀를 가엽게 여겼고, 혼자 힘으로 무서운 존재를 이긴 것을 보고는 천부적인 재능을 인정하여 그녀를 거두어 들인다.
그렇게 지금의 신학이 있게 됐다.
2.4. 캐릭터 스토리 4
산속에서 수십 년 동안 수련을 하면 아무리 감정이 옅어진 사람이라도 심경에 변화가 생기기 마련이다.
신학도 마찬가지다. 어느 날 밤 문득 난 고향 생각에 그녀는 사부님 몰래 하산했다.
아직 고향과 가족에 대한 그리움이 남아있는지는 그녀 자신도 모른다. 그저 막연한 감정을 갖고 떠났을 뿐이다.
예전에 자신이 살았던 집에 가보고 싶었고, 과거의 늪에 빠져 헤어 나오지 못했던 아버지가 어떻게 살아가는지 보고 싶었다.
고향에 도착한 신학은 이웃에게 아버지가 몇 년 전에 돌아가셨다는 소식을 전해 듣는다.
어릴 때 살던 집도 사라졌고, 기억 속의 얼마 안 되는 추억들도 비바람에 흔적도 없이 씻겨 나갔다.
신학은 주위의 시선에 아랑곳하지 않았고, 사람들이 말을 걸어와도 대답하지 않았다.
그저 가만히 제자리에 서서 마음속 깊은 곳에 울리는 소리에 귀를 기울일 뿐이었다.
원망? 집념? 초연?
이러한 감정이 함께 떠올랐다가 전부 사라졌고 낡은 우물만이 남았다.
완전히 말라버려서 파문이 일지 않는 우물말이다.
오랫동안 자리를 지키던 그녀는 사람들의 의아해하는 눈빛을 받으며 발걸음을 옮겼다.
한 번도 돌아보지 않은 채, 한 걸음 한 걸음씩…
2.5. 캐릭터 스토리 5
점성술처럼 리월에도 운명을 점치는 방법이 있다.
그리고 두 종류의 「팔자」는 모두 피하고 싶어 한다.
첫째는 고진(孤辰), 가족이나 친구와 헤어져 평생 고독하게 살아갈 운명이요.
둘째는 겁살(劫煞), 다사다난하고 항상 위험이 따르는 운명이다.
선인이 신학을 거두고 나서 소월축양진군이 어린 신학을 위해 점괘를 봐준 적이 있다.
점괘의 결과에 의하면 신학은 고진과 겁살의 운명을 모두 타고났고, 살심이 강해서 자신뿐만 아니라 타인한테도 해를 끼칠 수 있는 천년에 한번 보기 어려운 흉험한 팔자라고 한다.
신학이 평안 무사하게 성장하고 무고한 사람에게 해를 끼치는 걸 막기 위해 선인들은 붉은 끈에 술법을 걸어 그녀의 영혼을 묶었다.
이는 그녀의 불길한 기운과 살기뿐만 아니라 인간이 가져야 할 감정 또한 억누르는 듯했다.
그날 이후로 사소한 일에 마음이 흔들리는 법이 없었고, 일반인들이 중요시하는 일들은 그녀에게는 더 이상 중요하지 않았다.
인간성이 점점 희미해지는 그녀는 마치 모든 욕망과 감정이 결여된 살아있는 조각상과도 같았다.
하지만 어느 여행자와의 만남을 계기로——
운명 깊숙한 곳에 자리한 무언가가 느슨해지기라도 했는지 오랫동안 꾹꾹 눌러왔던 감정이 점차 되살아나는 것을 느꼈다.
소월축양진군이 명은 하늘이 정하고 운은 본인이 쓰는 거라 말한 것처럼 신학과 이 세상의 이야기는 아직 막을 내리지 않았다…
2.6. 비취를 상감한 백옥의 빗
신학의 머리는 원래 검은색이었다.
호로산에 처음 왔을 때, 그녀는 한마디도 하지 않고 산에 올라 구름바다를 혼자 멍하니 바라봤다.
그래도 다행인 건 피곤하면 옷을 덮고 자고, 목이 마르면 산 이슬을 마셨고, 배가 고프면 청심이라도 따서 먹었다.
류운차풍진군은 신학이 뭘 생각하는지 알고 있었지만, 그녀를 방해하지 않고 선석(仙石)으로 만든 비취를 상감한 백옥의 빗을 신학에게 선물했다.
류운은 신학에게 속세와의 인연을 끊고 자신의 제자가 되고 싶으면 이 빗으로 머리를 3번 빗으라고 말했다.
신학은 망설임 없이 바로 머리를 빗었고, 이상하게도 빗질을 한 번 하니 흑발에 서리가 맺혔다.
두 번 빗질하니 검은 머리와 흰 머리가 반반이 되었고,
세 번 빗질하니 머리가 백설에 덮인 것처럼 하얘졌다.
……
신학은 지금도 이 빗을 선인과 인연을 맺은 증표로 몸에 지니고 다닌다.
오랜 수행을 거쳐 그녀는 빗질 세 번의 의미를 깨달았다.
빗질 한 번으로 번민을 녹이고, 빗질 두 번으로 기쁨과 슬픔을 저버리고, 빗질 세 번으로 흰머리가 되어도 후회하지 않음이다.
2.7. 신의 눈
동굴에서 아버지에게 제물로 바쳐진 소녀가 혼자의 힘으로 마물과 몇 날 며칠을 맞서 싸운 일에 대해 아는 사람은몇 없을 것이다.
신학은 퇴마 도사 가문에서 태어났지만 실성한 아버지로부터 퇴마 술법을 배운 적이 없다.
또래의 천진난만한 아이들과 마찬가지로 그녀는 냉혹한 현실에 직면해 본 적이 없다.
그러나 부모의 비호를 잃고 유일한 가족에게 배신당한 절망적인 상황에서 신학은 다시 태어났다.
소월축양진군의 점괘대로 신학의 깊은 곳에 잠들어 있던 분노와 피에 대한 갈망, 그리고 불굴의 정신이 위기의 순간에 한꺼번에 분출됐다.
그것들은 마치 보이지 않는 방패와 검이 되어 연약한 소녀를 감쌌다.
그리고 그녀에게 힘을 주고, 송곳니를 장착 시켜 눈앞에 있는 열등한 마물을 향해 공격을 발동할 수 있도록 허락하고 마물을 찢어발겨서 그녀야말로 어둠 속에서 가장 흉포한 악임을 증명하고자 했다.
목숨을 건 싸움이 연일 계속됐다. 사냥꾼과 사냥감의 신분이 계속 뒤바뀌며 박빙의 전투를 이어갔다…
생사를 가르는 순간 신이 비범한 소녀에게 시선을 돌렸다.
반짝이는 무언가가 신학의 손에 떨어지고 승부의 추가 기울기 시작하며 끝내 신학이 살아남았다.
투명하고 맑은 얼음의 빛이 어둠을 갈랐다. 빛은 노을처럼 미래의 길을 제시했다.
과거에는 신학을 기구한 운명에서 걸어 나올 수 있게 했고, 미래에는 신학이 다시 인간 세상으로 돌아갈 수 있도록 도와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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